2024년 9월, 한사람재단의 독서 멘토링 사업 [씽큐베이션] 1기가 출발했습니다.
36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은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독서 마라토너가 되어
매일 정해진 분량의 책을 함께 읽고 서평을 작성하며
건강한 자립을위한 좋은 습관을 형성합니다.
저는 의무 교육을 받지 못했어요.
부모님이 사이비 종교를 믿으셨기 때문에 외부랑 단절된 채
4명의 동생들과 주로 집에서 지냈거든요.
아이들끼리 지내는 것을 눈치 챈 주변 분들이 신고를 해주셨고
구청이나 경찰서에서 집에 방문했지만
당시에는 아동 보호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높지 않았던 때라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고는 그대로 돌아갔고
해결되는 것 없이 그대로 지낼 수 밖에 없었어요.
집 안에서만 생활할 때
유일하게 바깥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 통로가 책이었어요.
부모님은 최대한 바깥과 단절을 시키려고 하셨기 때문에 책을 못 읽게 하셨어요.
그때마다 부모님의 눈을 피해서
몰래 버려진 책을 주워다가 읽었어요.
그때 저는 책을 읽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거든요.
사실 부모님은 글을 가르쳐주지 않으셨어요.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누군가 버린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배웠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우연히 청소년 기관 선생님을 만났어요.
한 눈에 보기에도 어른들의 케어를 받지 못한 모습을 보고
지속적으로 저희와 연락을 해주셨고
1년의 노력 끝에 신고를 하고 집에서 벗어나
17살이 되던 무렵
시설에 들어 갈 수 있었어요.
이후 저는 대안학교에 들어가서
초, 중, 고 교육과정을 검정고시로 이수 할 수 있었어요.
공부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읽은 책이 많이 도움 되었어요.
'글을 알고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그때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 시간들이 저의 진로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대안학교에서 일을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책을 읽는 시간을 좀 더 늘리고 싶어서 씽큐베이션을 신청했어요.
사실 어느순간부터 해야되는 일들만 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지 못하게 되는 게 조금 슬프게 느껴졌거든요.
함께 책을 읽으면서 서로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공유하는 게 좋았어요.
「인간관계론 」을 읽으면서
'미소'와 '이름을 외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씽큐베이션에 참여하는 청년 분 중에
감사일기를 쓰는 습관을 공유해준 것을 보고 저도 감사일기를 쓰게 되었어요.
지금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것은 다 사람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어렵고 힘든 일이 많기는 했지만
응원과 격려를 해주신 분들이 계셨고
시설에 들어가서 무사히 제가 하고 싶은 일도 찾고
좋은 선생님들 덕분에 대학교에 갈 수도 있었어요.
그렇게 도와준 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있어서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사람재단을 지원해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한번도 얼굴을 뵌 적이 없지만
덕분에 씽큐베이션과 원플러스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과거에 있는 힘든 일보다
지금 주어지는 도움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게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